제목: 청년들의 파산, 우리 사회 안전망의 구멍

한동안 책방에 들를 일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집어든 한 권의 책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책의 제목은 ‘청년 파산의 시대’였는데, 표지에는 지친 표정의 젊은이가 허공을 바라보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나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으로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편이지만, 문득 대학 시절 알바를 전전하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들 중 몇몇은 지금도 빚에 시달리고 있다. 책의 주제는 청년들의 파산과 너무 성긴 안전망에 관한 이야기였다. 흔히 ‘파산’ 하면 중장년이나 노년층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20~30대 청년들이 어떻게 경제적 나락으로 떨어지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한 사례가 인상 깊었다. 28세 프리랜서 디자이너 A씨는 코로나 시절 프로젝트가 끊기면서 생활고를 겪었다. 그는 소액 대출로 버티다가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A씨는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민망했고, 정부 지원은 절차가 복잡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책 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내 주변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종종 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동아일보 책의 향기에서 소개된 한 책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의 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30대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5년 새 40% 가까이 늘었다. 학자금 대출, 주거비 부담, 불안정한 일자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취업에 실패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청년들은 한 번의 사고나 질병이 곧바로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에 놓여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평균 부채는 5000만 원을 넘었고, 그 중 학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면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보험료 체납이나 통신비 연체 같은 작은 불씨가 큰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
배경을 좀 더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청년들에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실업급여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대부분 근로 이력이나 소득 기준이 까다로워서 프리랜서나 단기 계약직 청년들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최근 18개월 중 180일 이상 근로해야 하는데, 단기 알바를 전전하는 청년들은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게다가 주거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청년 전세대출의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원룸 평균 보증금은 1억 원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은 빚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런 구조적 문제는 청년들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4명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우울감을 느낀 적 있다”고 응답했다. 파산 직전의 청년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회적 고립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해설을 덧붙이자면, 청년 파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정부의 각종 청년 지원 정책은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기엔 절차가 복잡하고 지원액도 턱없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청년내일저축계좌는 월 10만 원씩 3년 저축하면 정부가 30만 원을 매칭해주지만, 소득 기준이 낮아서 혜택을 받는 청년은 소수다. 전문 자문이 필요하다면 형사전문변호사 같은 곳을 참고하면 좋지만, 근본적으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무직자나 영세 자영업자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안전망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 교육의 부재도 문제다. 많은 청년들이 대출의 이자 계산이나 신용 관리에 무지한 상태에서 빚을 내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금융 지식을 사회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에 따라 청년 대상 무료 금융 상담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함의는 분명하다. 청년들의 경제적 안정은 사회 전체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금처럼 청년들이 쉽게 파산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이는 미래의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다. 예를 들어, 청년 부채가 증가하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이는 저출산 문제를 악화시킨다. 또한 파산 청년들이 증가하면 사회 복지 비용이 늘어나고, 세대 간 갈등도 심화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청년 맞춤형 안전망을 확충하고, 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개인은 금융 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